
일방적 도움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과정
[베리타스알파=박원석 기자] 광주교육청은 광주여고가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광주세광학교와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광주여고와 세광학교의 인연은 광주여고 동아리 '위드 프렌즈'의 학생들이 세광학교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위드 프렌즈'는 장애 인식 개선을 목표로 만든 학생 자율 동아리로, 다양한 교내 캠페인 활동과 장애 이해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의 첫 만남은 5월에 있었다. 광주여고 '위드 프렌즈' 학생들은 지난 5월 세광학교를 방문해 첫 번째 교류를 시작했다. 광주여고 '위드 프렌즈' 학생들과 세광학교 학생들은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무인 등대', '손에 대한 묵상' 등의 시를 함께 읽으면서 마음의 상처가 성장의 바탕이 된 경험, 주체적인 삶의 의미, 우리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이번 달 12일에는 세광학교에서 함께 체육활동을 진행했다. '위드 프렌즈' 학생들은 전맹인 친구와 짝을 이뤄 방울 소리를 듣고 골대에 공을 넣는 '축구', 표적에 공을 던져 목표 점수를 얻는 '공 던지기' 등 다양한 종목의 협력 스포츠 활동을 진행했다. 평소 접하지 못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위드 프렌즈' 학생들은 장애인의 마음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또 익숙하지 않은 종목에서 장애 학생에게 오히려 도움을 받기도 하며 장애인이란 비장애인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비장애인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배울 수 있었다.
14일에는 세광학교 학생들이 광주여고를 방문했다. 광주여고는 평소 교과 수업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융합 교육을 위해 12일부터 14일까지 '수업량 유연화 주간'을 운영했다. 세광학교는 이날 '수업량 유연화 주간' 프로그램 중 하나인 '장애 이해 체험' 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광주여고에 방문했다.
세광학교 학생들은 광주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점자 책갈피 만들기 ▲나만의 머그컵 만들기 ▲골볼 ▲소리나는 다트 등의 활동과 소통의 시간을 진행했다. 광주여고 학생 500여 명과 세광학교 학생 20여 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는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이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돼주었다
이날 장애 이해 체육 활동을 진행한 세광학교 전승철 교사는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광주여고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세광학교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일반 학교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이번 교류가 더욱 소중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 소중한 기회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여고 승영숙 교장은 ”광주여고와 세광학교의 교류는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며 ”앞으로도 광주여고와 세광학교의 특별한 교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교류를 통해 광주여고 학생은 장애 학생과 소통하며 장애를 이해하고 장애를 가진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됐다. 세광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을 편견없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광주여고 학생들로부터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 받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서로에게 배움과 치유의 선물이 돼준 광주여고와 세광학교의 특별한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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